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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나라 얼음의 꽃 - 설원 위의 아름다운 로맨스.

· · BSG_쓰윔

 

 

 

 

 

 

 

 

 

 

 

 

 

 국 장르시장의 토대를 닦았던 1세대 작가이자 사람의 감성을 자극해 가슴 찡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라면 바로 이상혁 작가님이 꼽힙니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이상혁 작가님의 소설, 눈의 나라 얼음의 꽃입니다.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은 설원 위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담긴 판타지소설입니다.

 

도서명: 눈의나라 얼음의 꽃.
글쓴이: 이상혁
출판사: 청어람

총권수: 전 5권 <완결>
출판일: 2009년 10월 24일.
배경: 근대에 가까운 중세.
장르: 로맨스 판타지.

 

 

1. 오실룬, 오셀루나

 

 기관차, 방직기, 총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고 만인에게 적용되는 헌법이 대두됩니다.

 그리고 비이성이 지배하던 사회는 점점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해갑니다.

 바야흐로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지요.

 리고 그런 시대의 흐름마저 비켜갈 정도로 냉기에 뒤덮여 있는 나라 - 르에페는 여전히 귀족과 평민이라는 신분차이가 존재했고, 왕의 권력은 지엄했습니다.
 하지만 르에페에 살고 있는 오실룬오셀루나
평민과 귀족이었음에도 어린 시절부터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들은 많은 추억을 함께 했고, 언제나 행복할 것만 같았습니다.

 오셀루나가 병을 앓고 있다는 걸 제외하면 근심거리도 없었죠.
 

 그러나 두 사람이 열네살이 되었을 때, 오셀루나의 아버지가 있는 도열청에서 오실룬의 집안을 도열죄 (르에페는 추운나라고, 그래서 가난한 자들은 귀족과 부자의 난방을 훔칩니다. 그것이 도열입니다.) 로 처벌하게 됩니다.
 오실룬의 가족은 모두 사형을 당하며, 오실룬은 간신
히 스승님의 도움으로 몸을 빼내 달아나는 게 전부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고, 오셀루나는 마음에 큰 짐을 갖게 됩니다.

 

2. 재회

 

 리고 시간이 흐릅니다.
 10년 후, 오실룬은
다시 르에페로 돌아옵니다. 

 예전처럼 보잘 것 없는 신분이 아니라 족보 한 장을 사서 귀족으로 사칭한 채로요. 

 오셀루나와 오실룬은 재회하지만, 세월의 풍파 때문인지 둘의 사이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게……."

 변명하려는 그를 무시하며 오셀루나가 말을 이었다.

 "옛날에는 내 병을 꼭 고쳐 주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으면서, 남쪽 끝으로 가 불사조의 꽃을 구해오겠다고… 무슨 소원이라도 들어준다는 그 꽃으로 내 병을 고쳐 주겠다고 말했잖아."

 오실룬이 웃었다.

 "푸훗, 나도 기억나. 그땐 참 어렸지? 바보 같은 소리나 하고."

 오셀루나가 화를 냈다.

 "바보 같지 않았어!"

 당황해하는 오실룬에게 오셀루나는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되뇌었다.

 "바보 같지 않아. 지금의 오실룬보다 그때의 네가 몇 배나 더 멋졌어."

 "오셀루나, 나도 어린시절의 추억은 아름답다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은 기사도의 시대가 아니잖아. (후략)"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대화, 눈의 나라 얼음의 꽃 中

 

 상했던 오실룬은 간 데 없고 사람의 감정을 이용하려드는 냉혈한만이 남았을 뿐 입니다.
 오실룬은 사들인 귀족신분을 이용해서 귀족에게 사기
를 치려합니다.
 비록 오셀루나는 그런 사실은 알지 못하지만 오실룬이 진실한 행동을 하지 못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둘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돕니다. 

 리고 공화정과 왕정의 과도기를 배경으로 오실룬은 르에페를 혼란으로 몰아넣기 시작하고, 점점 상황은 종막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리고 왜 오실룬이 가족들이 처형당한 저주받은
이 나라에 돌아왔는지, 오실룬이 10년간의 공백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오실룬이 마지막까지 바랐던 진정한 소원이 뭔지 밝혀집니다.

 

3. 왕실의 은혜와 얼음의 정령

 

 에페는 지독하게 추운 나라고, 국왕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파이프로 따뜻한 물이 도는 시스템 - 왕실의 은혜 - 을 평생에 걸쳐 구축합니다.


 하지만 왕궁, 귀족의 저택, 부유층의 저택을 거쳐
하층민에게 돌아온 것은 온기 없는 물일 뿐입니다.
 게다가 
왕실의 은혜를 만든 후에 열세라는 세금을 만들고 석탄과 목재의 거래를 막아서 하층민들은 최소한의 생존도 보장 받지 못합니다.
 결국 왕실의 은혜는 백성을 위해 만들었으나
오히려 백성들을 추위에 떨게 만드는 요소인 셈이지요. (사실은 백성을 위하는 척일 뿐인 위선의 요소라고 봅니다.)

 

 이 왕실의 은혜는 르에페가 지닌 거대한 모순의 일각이며, 동시에 도열의 죄로 가족을 잃은 오실룬에겐 증오의 대상입니다.

 

 "한 푼 값어치도 없는 이야기들……."

 떠오르는 기억을 억누르며 다시 웃었다.

 사업을 위해, 그리고 그것으로 오랜 소원을 이루기 위해 다시 밟은 땅일 뿐이니까.

 옛 원한 따위…….

-오실룬의 독백, 눈의 나라 얼음의 꽃 中


 실룬은 다시 돌아온 르에페에게 증오를 보내면서도, 철저히 가식적인 미소로 본심을 감춥니다.

 

 오직 한가지 소원을 위해서요.

 그는 그 소원을 의식하면서도 오직 돈 뿐이라고 자신을 타이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빠질 타이밍을 잘 아는 그답지 않게 아슬아슬한 순간을 유지하면서 버티고, 또 버티죠.

 

 "스토바 백작이니, 클라비트 대공이니 하는 사람들로부터 위협받으면서. 그런 건 리더답지 않아."
 "그야, 계속 이야기했잖아. 큰 돈벌이가 있으니 그렇다고."
 "그건 리더답지 않단 거야. 욕심이잖아, 그런 거."

(중략)

 "여자 때문이야?"
 "음?"
 "오셀루나인가 하는 여자 때문이냐고."

(중략)
 "그녀랑 있을 때 리더는… 리더 같지 않아. 그건 알고 있어? 이곳에 와서 리더가 이상해진 이유가 그녀 때문인 것 아니야?"
(중략)
 "아슬아슬한 만큼 확실한 벌이가 있잖아."
 "리더가 그만큼 돈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당연하지! 돈보다 세상에 중요한 게 어디 있다는 거야?
(중략)
 돈, 돈.
 오실룬의 말버릇이다. 펠리페는 리더가 입버릇처럼 하는 그말이야말로 본심을 감추기 위한 장치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오실룬과 펠리페의 대화, - 눈의 나라 얼음의 꽃 中

 

 "나는 르에페를 증오해."
 오실룬이 입을 열었다.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신에게 맹세할 수 있어. 아니, 돌아가신 내 스승님의 이름에 맹세할 수 있어.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원한 때문이 아니야. 돈을 벌기 위해서야."

오실룬과 펠리페의 대화, - 눈의 나라 얼음의 꽃 中

 

4. 정치와 로맨스, 두 마리 토끼를 잡진 못했다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은 판타지소설로 분류할 수 있지만, 동시에 로맨스 소설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동화적 분위기를 위해 로맨스 소설에 판타지적 요소를 더한 느낌이지요.

 특히 이 동화적 요소 덕에 소설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거기에 한 가지를 더 더하자면 정치적인 요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인 오실룬은 귀족행세를 하면서, 더 큰 사기를 치기 위해 헌법을 놓고 분열해있는 르에페의 귀족사회에 침투해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왕당파와 입헌파 사이를 줄다리기 하며 양쪽을 희롱합니다.

 

"르에페에 헌법을!"

오실룬은 구호를 외치며 정작 자신이 외친 구호를 속으로 비웃었다.

헌법이 뭔지는 아는 거냐? 라고.

-입헌파 귀족과 축배를 드는 오실룬, 눈의 나라 얼음의 꽃 中

 

 록 화끈한 액션씬은 없으나, 오실룬은 칼이 아닌 말로 싸우는 형태를 보여줘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모순 덩어리인 르에페라는 나라를 철저히 해부하는 역할도 합니다. (계몽하는 모습도 후반부에 등장하죠.)

 

 하지만 <눈의 나라 얼음의 꽃>은 개연성이라던지, 오실룬이 전개하는 논리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오실룬이 귀족들의 앞에 나서서 하는 이야기는 말꼬리 잡기와 논점흐리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당하는 귀족들은 모두 바보처럼 묘사됩니다. (물론 정치 부분에선 귀족들이 아는 것 없이 아는 척 하는 녀석들이라는 근거를 제시했으나, 사기를 당하는 부분은 대부분 돈 버는 일에 종사하는 귀족들이 쉽게 넘어가는 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그런 사람을 속여넘기기에 충분한 작전이라고 여겨지진 않았죠.)

 

 작가님도 아마 그 부분을 인지하고 계실테고, 아마 로맨스부분에 치중하기 위해서 개연성을 희생한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철저히 로맨스 소설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겠으나, 소설이라는 큰 틀을 놓고 보면 불만도 많이 생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작가님이 조금 더 신경써주셨다면, 양쪽 다 살릴 수 있는 길이 있었을텐데 하는 미련을 지우진 못하겠더군요. 

 작품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진 못한 것 같습니다.

 

5. 전체적인 평가

 

 품의 전체적인 흐름은 좋았습니다.

 가볍게 풀어나가는 듯한 초반 분위기에서, 오셀루나와의 만남부터 시작된 묘한 분위기, 그리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이야기부터 종막으로 치닫는 이야기와 행간에 깔린 동화적인 분위기.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관계입니다.

 작 중에서 오실룬과 오셀루나의 접촉은 비중이 적은 편이고, 오실룬이 오셀루나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도 굉장히 제한적으로 등장합니다.

 물론 오실룬의 마음은 혼란스러운 상태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종막까지 지나치게 감춘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로맨스 부분에서도 이런 부분이 악재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결말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오셀루나의 비중 때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비중 문제가 아니었더라도 완결로 나아가는 과정이 아쉬웠지요.)

 그래도 전체적으론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한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평가항목: 5점 만점.

 

 

P.S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최대한 미리니름을 자제했습니다. 자세한 줄거리가 궁굼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클릭해서 읽어보시면 됩니다. 미리니름이 들어 있으므로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읽지 않길 권합니다.

 

 

 작품을 끝내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본문의 내용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오셀루나라면, 이곳의 전설에 나오는 눈의 정령을 말하는 거지? 리더는 얼음의 정령을 뜻하는 이름이고."
 "맞아. 오실룬과 오셀루나. 어린아이들을 납치해 간다는 겨울여왕의 시동과 시녀야."

(중략)

 "마녀의 시동과 시녀지만 마음이 착한 오실룬과 오셀루나는 기사를 도와 겨울여왕을 무찌르지. 물론 납치된 아이들도 구해내고. 하지만 겨울여왕이 죽어 봄이 찾아오게 되고, 오실룬과 오셀루나는 물이 되어 사라져."

-눈의 나라 얼음의 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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