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는 누구입니까?
이런 질문을 전세계 축구팬에게 했을 때 여러 대답들이 나올 겁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인정해주는 레전드는 의외로 적습니다.
전문가들도 펠레와 마라도나를 인정하며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하면 네덜란드의 크루이프나 독일의 베켄 바워 같은 선수들을 꼽습니다.
그 이상으로 개념을 확장하면 저마다 꼽는 선수들이 달라서 많은 선수들이 거론되죠.
앞서 언급한 펠레와 마라도나 같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크루이프는 월드컵에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냈습니다.
그럼에도 이 선수가 전설의 반열에 서는 이유는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미헬스 감독이 만든 후 입축구라고 불렸던 '토탈 사커'의 개념을 크루이프는 직접 경기장 위에서 해냈습니다.
덕분에 축구계에서 정상에 서지 못했던 네덜란드도 '크루이프'의 등장을 시작으로 강팀의 반열에 서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강팀' 네덜란드도 이 때 체계를 닦게 되죠.
크루이프의 시대가 지나고 '오렌지 삼총사'의 시대가 온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유로 88 결승전 베스트 11 스쿼드
뿐만 아니라 히딩크 감독이 이끌었던 98 네델란드의 스쿼드도 엄청나게 강했죠.
당시 대한민국을 상대로 5대0으로 맹폭격하며 순항했던 팀이기도 하고요.
98 월드컵 주요 선수들 명단
베르캄프, 클루이베르트, 에드가 다비즈, 코쿠, 셰드로프, 오베르마스, 스탐, 반 데 사르
현재까지 크루이프의 유산은 유효합니다.
네덜란드는 여전히 강력하며, 좋은 선수들도 많죠.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 이후 유로2012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보여줬듯이 현재는 하락세입니다.
▲ 엠블럼과 유니폼 모두 주황색이라 오렌지 구단이라 불리운다.
감독: 루이스 반 할 (월드컵 이후엔 히딩크 감독이 맡게 됌)
피파 랭킹: 15위
유럽 최종예선 성적: 10전 9승 1무 (34득점 5실점, 골득실 +29) - 조 1위로 진출
예선 최다득점자: 로빈 반 페르시 (11골)
주장: 로빈 반 페르시
월드컵 최고성적: 준우승 (1974년, 1989년, 2010년) / 본선진출 10회
유럽 선수권 대회 최고성적: 우승 (1988년)
1.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는 네델란드
네델란드 대표팀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지휘 아래 준우승을 경험했습니다.
판 마르바이크는 공격축구가 아닌 실리 축구로 전환해 큰 성과를 거뒀죠.
특히 이 시기가 지난 후에도 네델란드 공격진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월드컵 준우승 국가답게 무시무시한 전력을 자랑했습니다.
자연스레 유로2012에서도 강팀으로 거론되었습니다.
아래는 당시의 스쿼드인데 페르시냐 훈텔라르냐, 스네이더냐 반 더 바르트냐는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선수진에도 불구하고 네델란드의 성적은 처참했습니다.
본선에서 3전 전패라는 끔찍한 성적을 거둔 후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감독직에서 내려와야 했던 겁니다.
특히 에레디비지에서 자랑하는 젊은 유망주 빌렘스라던가 반 더 비엘 같은 선수들이 삽질을 거듭하며 리그 수준까지 의심받는 지경이었죠.
현재의 네델란드는 이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반 할 감독은 여러 선수들을 실험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많이 물갈이되면서 스쿼드의 무게감이 떨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아래는 최근 네덜란드가 실험적으로 기용한 선수들인데, 반 할 감독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장 폴 뵈티우스 (94년생)
퀸시 프로메스 (92년생)
멤피스 데파이 (94년생)
조엘 벨트만 (92년생)
루치아노 나르싱 (90년생)
스테판 데 브리 (92년생)
반 안홀트 (90년생)
물론 최종 예선에선 9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터키를 제하면 루마니아, 안도라, 헝가리, 에스토니아 같이 생각만큼 힘든 조가 아니었고, 강팀과의 친선전에선 신통치 못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조직력이 안 좋습니다.
더군다나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 편성도 좋지 못합니다.
FIFA 랭킹 때문에 배정에서 밀렸고, 스페인/칠레/호주와 함께 죽음의 조를 형성 중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위기입니다.
2. 현재의 스쿼드 분석
*네델란드는 공격진 쪽을 제하면 '확실한 주전'이 없습니다. 변동이 심합니다.
A. 스트라이커
여전히 위력적입니다.
등번호 9번을 단 페르시가 한창 좋을 때만큼은 아니나 여전히 무게감이 있고, 올시즌 부상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낸 훈텔라르도 성공적인 복귀를 했습니다.
훈텔라르: 올시즌 18경기 13골 2어시 / 국가대표팀 60경기 34골
반 페르시: 올시즌 25경기 17골 4어시 / 국가대표팀 82경기 41골
어차피 원 톱을 쓰는 팀이라 특급 스트라이커 2명이면 충분하죠.
모든 팀을 통틀어서도 최상위권입니다.
B. 공격형 미드필더 +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는 반 더 바르트와 스네이더가 있습니다.
양쪽 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입니다.
윙포워드 쪽도 로벤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고 그 뒤를 데파이,렌스,카윗,뵈티우스 같은 선수들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로벤: 올시즌 39경기 19골 17어시 / 국가대표팀 73경기 22골
반 더 바르트: 올시즌 28경기 8골 8어시 / 국가대표팀 109경기 25골
스네이더: 올시즌 37경기 14골 8어시 / 국가대표팀 97경기 26골
역시 상위권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C. 중앙 미드필더 + 수비형 미드필더
네델란드 중원의 희망은 스트로트만 선수입니다.
올시즌 AS 로마에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했고, 에레디비지에를 넘어 빅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줬죠.
하지만 현재 장기 부상으로 월드컵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고, 결국 폼이 떨어진 니헬 데 용까지 불러와야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견실한 라인입니다.
르로이 페르, 요르디 클라시, 스하르스 모두 나쁜 선수들은 아니죠.
하지만 전성기 반 봄멜-데 용 라인을 생각해보면 무게감이 떨어집니다.
이 선수들이 마크해주면 정말 뒤가 든든했었지만, 지금은 글쎄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스테인 스하르스: 올시즌 38경기 6어시 / 국가대표팀 23경기
요르디 클라시: 올시즌 35경기 1골 7어시 / 국가대표팀 7경기
르로이 페르: 올시즌 30경기 4골 3어시 / 국가대표팀 5경기
페르는 노리치에서 EPL 첫 경험 중인 선수이며 클라시와 스하르스는 아직까지 에레디비지에에서 뛰는 선수들입니다.
D. 센터백 + 풀백
네델란드의 수비진은 물갈이 수준입니다.
그나마 몇 년 이상 뛰어온 게 블라르와 반 더 비엘 정도죠.
블라르: 올시즌 30경기 1어시 / 국가대표팀 22경기 1골
블린트: 올시즌 42경기 1골 1어시 / 국가대표팀 9경기
마르틴스 인디: 올시즌 31경기 3골 1어시 / 국가대표팀 13경기 2골
반 더 비엘: 올시즌 33경기 9어시 / 국가대표팀 37경기
그 외에 카림 레킥, 폼이 좋은 벨트만, 데 브리, 브루마, 안홀트, 얀마트 같은 선수가 밑에서 경쟁 중입니다.
E. 골키퍼
골키퍼는 정말 박빙입니다.
야스퍼 실라센, 미첼 봄, 팀 크룰, 스테켈렌부르흐까지 있죠.
특히 EPL에서 좋은 폼을 보여주는 팀 크룰이 명단 제외가 될 정도의 수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재미있게도 실라센 선수는 에레디비지에에서 정상급 활약을 하는 수문장이라는 겁니다.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과 경쟁할 정도로 '미친 활약' 중입니다.
야스퍼 실라센: 올시즌 35경기 26실점 17클린시트 / 국가대표팀 5경기
미첼 봄: 올시즌 30경기 35실점 10클린시트 / 국가대표팀 14경기
팀 크룰: 올시즌 35경기 48실점 10클린시트 / 국가대표팀 5경기
스테켈렌부르흐: 올시즌 21경기 47실점 3클린시트 / 국가대표팀 54경기
사실 반 데 사르 은퇴 후까지만 해도 스테켈렌부르흐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풀럼 이적 후 부상과 함께 폼이 떨어지며 지금은 밀려난 모양새입니다.
심지어 요즘은 소속팀에서도 벤치입니다.
3. 월드컵에서의 관전 포인트
A. 수비진 세대 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까?
네델란드가 근본적으로 이렇게 된 원인은 수비진의 세대 교체의 실패 때문입니다.
현재도 많이 개선했다곤 하나 수비진의 경우 강팀이라고 믿긴 힘들 수준입니다.
유로2012에서도 가장 큰 낭패를 봤던 게 자동문 수비를 했던 풀백 라인이죠.
하지만 이번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이 라인으로 버텨갈 수도 있습니다.
아직 공격진은 괜찮기 때문에 이 점이 중요하겠습니다.
B. 지역 (구단) 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가?
네델란드는 공용어가 여러개이며 각 지방별 특색이 다릅니다.
그래서 지역 감정이 있는 편입니다.
멤버가 강력했던 시절에도 이 문제 때문에 은근히 골이 있습니다.
또한 이것보다 더욱 심각한 게 구단간의 갈등입니다.
누구 누구는 아약스 출신, 누구 누구는 PSV 출신, 누구 누구는 페예노르트 출신 이런 식으로 구분해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지금도 전방압박에 고전하며 빌드업조차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유로2012 때도 이런 문제가 확 터진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시급합니다.
특히 세대교체가 되어 이 선수들끼리 발이 맞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까지 끼어든다면 조직력에 큰 해가 될 겁니다.
C. 어디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의 팀 상황을 보면 잘 해봐야 16강이 현실입니다.
같은 조에 스페인이라는 최강 팀이 버티고 있는데, 만약 조 2위로 16강 진출시 홈버프를 등에 엎은 브라질과 만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가 이런 악재들을 딛고 그 이상으로 나아갈지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같은 조에 있는 스페인과는 남아공 월드컵 우승-준우승팀과의 만남인데, 그 때의 설욕을 할 수 잇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유로2012에서 승부조작 스캔들 때문에 분위기가 뒤숭숭한데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탈리아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타산지석을 삼아야겠습니다.
4. 마치면서
네덜란드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벨기에 같이 유망주들이 치고 올라오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유망주들의 성장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식으로 매끄러운 세대 교체를 해내느냐에 따라서 향후 계속해서 강팀의 위상을 유지할지를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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