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스완지시티의 에이스 중 한명이라면 대니 그라함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라함은 이번 시즌에 부진에 빠지면서 이적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왜 그라함이 부진했는지, 그리고 이번 시즌의 득점패턴은 어떤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대니 그라함이 부진한 이유.
최근에야 연속골을 넣으면서 그라함이 한숨을 돌렸지만, 초반에는 부진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 11경기 동안 무득점이었고, 그 기간 동안 어시스트 하나를 기록한 게 전부였습니다.
당연히 라우드럽 감독은 그라함 대신 다른 공격수를 넣기도하고 미구엘 미추를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라함이 부진한 걸까요?
1. 미구엘 미추의 영입.
올 시즌 EPL에서 가장 핫한 선수라면 새롭게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미구엘 미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추 선수가 합류하면서, 그라함의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미추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이며, 플레이메이킹보단 직접적인 공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움직임을 보면 스트라이커틱하죠.
실제로 미추는 직접 침투해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미추는 큰 키 덕에 제공권도 좋아서 그라함과 역할이 비슷합니다.
결국 미추가 그 포지션에서 날아다니자 활동반경이 애매해진 그라함이 부진했습니다.
2. 2년차 징크스.
무슨 스포츠든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거친 선수도 2번째 시즌이 되면 부진한다는 소리입니다.
물론 단순히 징크스라서 부진하다고 주장은 아니고, 1년 차에 날아다닌 선수는 2년차가 되면 집중견제와 동시에 약점 파악이 다 되서 부진하다는 주장입니다.
그 벽을 깨면 한 단계 높은 선수가 되는 거고, 실패하면 짐을 싸서 떠나야하죠. [그런면에서 2년차 징크스도 없던 이청용 선수는 정말 대단하죠.]
그라함도 이 2년차 징크스가 작용한 듯 합니다.
작년 스완지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44득점을 했고, 대니 그라함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과 4개의 도움을 기록했습니다.
비중으로 보면 약 36%입니다. 득점으로만 따지면 약 27%고요.
스완지시티가 미드필더에서 만들어나가는 아기자기한 축구를 했다는 점과 하위권 팀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런 축구는 득점이 분산되기 마련입니다. 바르셀로나로 반례를 드실지 모르겠으나 메시가 괴물인 겁니다.) 그라함이 굉장한 비중을 차지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집중견제가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2011-2012시즌, 그라함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랜만에 복귀한 겁니다. (미들즈브러시절이 마지막입니다.)
하부리그에서 영입된 선수라 상대적으로 정보도 빈약했고 경각심도 덜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시즌은 그런 요행을 기대하기 힘들지요.
그렇기 때문에 2년차 징크스가 뼈아프게 작용했으리라 봅니다.
3. 그라함의 소심함.
대니 그라함 선수가 출장한 경기를 보면 압박감을 많이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최근의 FA컵에선 골키퍼 바로 앞에서 찬스를 잡아도 머뭇거리다가 황당한 패스를 해버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부진의 압박, 작년만큼 해야한다는 압박이 그라함을 억눌렀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외에도 스완지시티가 닐 테일러의 부상 이후 하락세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탈압박이 안되면서 미드필더에서 공배급이 안 된 면도 있습니다.
라우드럽 감독의 전술 차이도 있었고요.
2. 대니 그라함의 올시즌 득점패턴 분석.
그렇다면 대니 그라함의 올시즌 기록을 봅시다.
오늘(2013년 1월 13일)을 기준으로 대니 그라함의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EPL에서 16경기 3골 1어시
캐피탈 원 컵에서 3경기 3골
FA 컵에서 1경기 1골 1어시
종합: 20경기 7골 2어시
그리고 득점은 다음과 같이 했습니다.
오른발로 5번, 헤딩으로 2골.
참고로 작년시즌엔 오른발로 9번, 왼발로 3번이었습니다.
여기서 뭔가 특이함을 찾으셨나요?
바로 그라함이 아직 왼발로 골을 꽂아넣지 못했다는 것과, 헤딩슛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패스플레이를 하는 팀은 헤딩슛 비율이 적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스날의 티에리 앙리가 그랬고요.
하지만 이번시즌 그라함의 헤딩슛 비율이 높아진 건, 라우드럽 감독이 전임 감독인 로저스보다 좀 더 실리적인 패스플레이를 하기 때문입니다. (잘 안풀리면 패스의 패턴을 다이렉트하게 가져갔고, 강팀 상대론 패스플레이에 집착하지 않음.)
그리고 올 시즌 닐 테일러가 부상당하면서 팀의 밸런스가 망가졌고, 자연스레 공배급이 크로스로 이어졌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즉, 이런 스완지의 팀영향이 그라함에게도 미쳤다는 겁니다.
그리고 왼발 득점이 사라진 것도 미추의 영향으로 활동반경이 좁아졌고, 그 때문에 좀 더 다양한 위치에서 골을 넣을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걸 나타냅니다.
자세한 건 두 사진을 비교하시면 명백할 겁니다.
3. 대니 그라함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니 그라함과 기성용 선수는 팀내에서도 절친한 편에 속합니다.
자연스레 한국팬들이라면 그라함 선수를 계속 볼 수 있었으면 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라함 선수가 떠날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시즌만 잘 버텨내면 약간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그라함과 겹치는 미구엘 미추가 다음 시즌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빅클럽들이 들이대는데, 스완지가 거절하기 힘들어보입니다.
그리고 대니 그라함은 2년차 징크스를 맛봤고, 최근에 경기를 보면 그걸 이겨내고 연속 득점포 가동에도 성공했습니다.
다음 시즌이 되면 나아질 거고, 팀도 기다려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뭣보다도 포스트플레이가 된다는 게 큰 장점이니까요.
하지만 미추를 비싸게 보내고 나면 당연히 영입이 있을테고, 그라함의 미래가 밝다고만 볼 수 만도 없습니다.
현재 그라함은 경기당 슛팅이 고작 1.9번밖에 되질 않는데, 좀 더 과감한 모습을 보여줘야겠습니다.
P.S 작년엔 대니 그라함이 멀티골을 2번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모두 한골씩만 넣고 있네요.
P.S2 이번 시즌 대니 그라함의 득점 시간대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6-30분에 2골, 61-75분에 2골 75분에서 1골 추가시간에 2골.
P.S3 대니 그라함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스완지시티는 무패입니다. 4승 3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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