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실전 예제 중 파악하기를 했다면, 이번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전술을 짜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아직 전술짜기 1편과 2편을 읽고 오지 않으신 분들은 읽고 오시길 바랍니다.
2. 전술의 틀 만들기.
전술에는 기본적인 철학이 있습니다.
유명한 감독인 조세 무리뉴 감독이나, 과르디올라 감독, 카펠로 감독, 벵거 감독 등등 모든 감독에겐 자신만의 전술철학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철학이 전술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무리뉴 감독은 전원 수비도 서슴치 않지만, 역동적인 역습을 보여줍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습을 배제했지만, 오랜 시간 공을 점유하며 아름다운 축구와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죠.
벵거 감독은 또 어떨까요? 숨막히게 빠른 패스플레이로 상대방을 농락합니다.(물론 요즘 아스날은 그게 실종되었지만요.)
이런 식으로 전술의 큰 틀을 잡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FM2013에서 이런 틀은 어떻게 잡을까요?
첫단계에서 우린 파악하기를 알아봤습니다. 거기서 제가 이런 것을 강조했을 겁니다.
전술은 3개까지 쓸 수 있다.
정답은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다른 세 개의 전술철학을 가진 전술을 쓰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1. 약팀 상대 2. 평소의 전술 3. 극단적인수비를 할 때나 강팀을 만났을 때.
이렇게 세개를 씁니다.
물론 개성에 따라 다르게 쓰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이런 전술철학을 결정하는 전술변수는 무엇일까요?
바로 팀전술입니다.
그리고 팀전술은 다시 2가지로 나뉩니다.
일괄 변경 해주는 것과, 진정한 팀전술 부분이지요.
예를 들어 마크로 설명하자면, 팀 전술에서 일대일 마크를 대인마크로 설정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선수들의 마크가 자동적으로 '일대일 마크'로 변경됩니다.
하지만 개인전술에서 다시 '지역방어'로 고쳐주면, 팀전술에서 일대일 마크를 해도 실제로는 지역방어로 적용되게 됩니다.
결국 빨간색 부분은 이런식으로 일괄적으로 바꿔주는 용도로 쓰이므로, 전술 만드시는 분들은 빨간색 부분은 아예 건드리지 않고 개인설정만 건드리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터치라인을 활용하시는 분들은 개인전술을 안 건드리고 이것만 활용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므로 제가 말한 팀전술 철학을 확실히 반영하려면, 파란색 부분에 해당하는 수비라인, 좌우폭, 템포, 시간보내기, 패스방향, 역습, 오프사이드 트랩을 건드려야 합니다.
그 외에 타겟맨 / 플레이메이커도 설정할 수도 있고요.
자세한 설명은 아래의 글에 적어놨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제가 진행할 에버튼의 팀전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제가 선수 파악하기에서 말씀 드렸지만, 에버튼은 그렇게 스피드가 빠른 팀이 아닙니다.
그래서 패싱게임으로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지나치게 빠른 템포로 전개했을 때 최고의 효율을 낼 팀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패싱게임으로 풀어나가기엔 아쉬움이 있는 스쿼드인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패싱게임을 하면서도, 팀 스피드는 약간 가져갔습니다.
저는 이 전술을 범용적으로 쓸 생각이며, 나머지 2개의 전술을 보조적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다만 아직 전술의 틀을 잡아 놓은 상태이므로, 이 전술 그대로 갔다간 굉장한 하자가 있을 것 같습니다.
3. 공격전술 만들기.
수비적인 전술이라면, 수비부터 짠 후 공격 전술을 맞춰주면 됩니다.
저의 경우 패싱게임을 하면서 공격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이라 공격전술부터 만들 생각입니다.
제가 1편에서 언급했던 공격전술 변수를 기억하시나요?
공격전술은 빌드업 -> 페넌트레이션 -> 피니쉬의 순서로 끝납니다.
공격 전술을 짤 때 역시 이 세개의 순서로 진행될 수 있게 짜주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빌드업이 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다이렉트 패스 전술이 아닌 이상 빌드업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골키퍼 -> 수비수 -> 미드필더 -> 스트라이커 순이죠. [물론 스트라이커가 다시 미드필더에 돌려주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고, 이건 설명을 위해서 간략화 해놓은 겁니다.]
그래서 첫 패스를 해주는 골키퍼의 설정부터 손봤습니다.
이 때 골키퍼는 수비진 4명 중 한명에게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패스는 오른발잡이일 때 왼쪽으로 보내주기 쉽고, 왼발잡이일 때 오른쪽으로 보내주기 쉽습니다.
간단한 패스를 사용할 땐 인사이드킥을 주로 사용하고, 위의 사진으로 설명하자면 저 신발이 오른발 신발이라고 가정하면, 왼쪽면을 이용해 차기 때문에 왼쪽으로 보내기 쉽기 때문입니다. (FM 시리즈에서도 이 점이 다 구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른발잡이인 팀 하워드가 패스를 보내주기 쉬운 곳은 베인스와 디스탱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은 압박을 할텐데,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곳은 풀백이며, 따라서 적잡한 곳은 베인스가 있는 곳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공을 베인스에게 건네주게 한다면, 하워드는 왼쪽으로만 공을 찹니다.
즉 공격이 왼쪽으로만 치우쳐서 다양성을 잃게 됩니다. 이 때 공격의 다양성을 찾으려면 오른쪽 라인으로 공을 배급하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왼쪽 오른쪽 비슷하게 기회가 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른쪽 라인에 보내려다가도, 실전에선 상대 압박이 들어오면 자기가 차기 편한 왼쪽으로 보내면서 배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FM은 그 부분까지 다 구현이 되어 있으며, 경기를 직접 보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에버튼을 분석하면서 왼쪽 풀백인 베인스를 공격적으로 쓸 거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위의 비교 그래프만 봐도 아는데, 베인스의 공격력이 압도적이지요.
단순히 공격패턴의 다양화를 위해 베인스의 공격력을 버리자니 아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른쪽 라인에 있는 히버트가 아닌 자기엘카에게 공을 건네주고, 필 네빌에게 다시 공을 건네게 해서 빌드업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수비형미드필더가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가 상대방의 압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편할 수도 있고요.
그 결과 골키퍼 팀하워드의 설정은 위와 같이 변했습니다.
짧은 패스에 수비진 중 자기엘카에 연결이요.
그리고 이건 간단한 팁이지만, 실전에선 시나리오와 달리 상대방의 압박이 있습니다.
그래서 골키퍼의 전술성향을 올려서 패스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 수치는 게임을 보면서 수정해나갈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빌드업시 예상도는 위의 사진과 같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풀백에 오버래핑을 지시했기 때문에 한칸 위로 전진했고, 하워드는 필 자기엘카에게 주로 공을 주지만, 오른발잡이이기 때문에 디스탱과 베인스에게 공을 건네줄 가능성도 생깁니다. [히버트에게 다이렉트로 주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나서 필네빌을 중심으로 주변에 공을 건네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깁니다.
자, 이렇게요.
저의 경우 필 네빌을 철저히 수비적으로 두면서 짧은 패스를 보급하는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고, 히버트는 어디까지나 빌드업시 도움을 줄 용도로만 사용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베인스는 상당히 전진된 상태고, 히버트는 상당히 전진이 더딘 편입니다.
이 때 필 네빌은 가까이 있는 깁슨, 히버트, 베인스에게 공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펠라이니의 경우 적극적으로 공격 가담시킬 생각이라 상당히 전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선 나타나있지 않지만 옐라비치는 상당히 밑으로 내려와서 빌드업을 도와줄 겁니다.]
이게 제가 생각한 대략적인 빌드업 시나리오 입니다.
그 다음으론 페넨트레이션, 즉 공격패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런 깁슨에게 공이 건네진 경우엔 좌우로 벌려주는 패스나, 전진패스가 많을 겁니다.
혹은 이 선수가 전진해서 중거리슛을 때려줄 수도 있고요.
이 때 깁슨이 오른쪽으로 벌려준다면 미랄라스가 돌파해서 크로스를 올릴 수도 있고, 직접 안쪽으로 파고들어서 슈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옐라비치에게 건네진 경우, 옐라비치가 펠라이니와 2대1 패스웍으로 상대방을 허물고 펠라이니 혹은 옐라비치가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특히 펠라이니는 미드필더이지만, 골 결정력이 12에 침착성도 16이라 스트라이커에 밀리지 않는 결정력을 보여줄 겁니다.
왼쪽라인으로 가면 베인스가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베인스는 미드필더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플레이메이킹이 되는 선수인데다가 크로스도 높아서, 다양한 패턴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직접 파고들어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펠라이니에게 기회를 주거나, 피에나르와 2대1 패스로 측면을 허물다거나, 심지어 직접 침투해서 골을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충 공격 시나리오는 다 짠 셈입니다.
여기서 명심해야할 것은 제가 시나리오를 간략하게 짜서 그렇지, 실제 게임에 들어가보면 상대 압박 때문에 자기들끼리 패스를 주고 받는 빈도가 높을 겁니다.
그건 아예 없앨 수 없는 부분이고, 상황을 보고 수정해야 합니다.
실축에서도 패싱게임 최강 바르셀로나 역시 자기들끼리 볼을 돌리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 원리입니다.
그리고 짧은 패스를 설정해도 경우에 따라 롱패스가 나갑니다. 상대방의 압박 때문에 공을 줄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에는 옐라비치가 헤더로서 역할을 해줄 겁니다.
[여담이지만, 공격이 잘 이루어지려면 삼각형 대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패스할 길이 최소 2곳은 있어야 합니다.]
4. 수비전술 만들기.
제가 전술 짜면서 많이 느끼는 건, 공격과 수비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겁니다.
공격에 따라서 수비 시나리오도 많이 바뀌지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여기서 수비 전술을 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수비의 큰그림 정하기.
2. 수비에 가담할 수 있는 녀석과 없는 녀석을 구분하기.
3. 압박수비 - 압박할 놈, 탈취할 놈 정하기.
4. 수비위치조정 - 공격력에 해가되지 않을 선에서 전술성향 조절. 절실한 경우 공격력 하락을 감수하고 조정한다.
수비의 큰그림의 기본 명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방의 공격수보다 +1의 수비수가 있어야 한다.
어차피 상대의 공격전술은 어떤 전술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걸 모두 대비하는 전술을 짠다면 비효율의 극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상식적인 수비방식을 짠 후, 상대방의 봐가면서 변화를 주는 게 옳습니다.
게다가 공격에 비중을 두는 전술이라면 도박적인 수비 전술도 운용할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수비진에 선수를 적게 두고, 높은 지역에서 압박을 해버려서 위험지역에 공을 안 보내는 식의 수비전술도 있고, 높은 라인을 유지해서 오프사이드트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비전술도 있습니다.]
제가 에버튼에서 구현하려는 수비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옐라비치와 미랄라스는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덜합니다.
옐라비치야 스트라이커라 부담이 적은 것이고, 미랄라스는 오른쪽 풀백인 히버트가 수비적인데다가 깁슨도 수비적인 성향을 지니게 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방압박을 지시했습니다.
왼쪽 라인을 보면 베인스가 상당히 전진해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압박 나온 김에 베인스는 전진수비를 하고, 베인스가 빠져나간 빈자리는 디스탱이 커버할 수 있게 했고, 디스탱의 빈자리는 네빌이 내려와서 책임지게 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디스탱이 발이 빠르다는 사실입니다.)
중원에서의 펠라이니와 깁슨은 근접마크를 활용해서 중원의 힘을 두텁게 한 후, 펠라이니는 압박을 주고 깁슨과 필네빌이 공을 수집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엘카는 지역방어로 위치를 사수하며 쓰루패스에 대비하며, 히버트는 수비적으로 둬서 공격에 대비합니다.
참고로, 압박할 녀석을 헬프 수비로 칭합니다.
그리고 빈 자리를 지키러 떠나주는 녀석을 커버링라고 합니다.
압박할 녀석은 지역방어+강한압박으로 놓거나, 대인마크로 놓습니다. 자신의 판단하에
위치에서 벗어나 수비하러 가는 것이죠.
커버수비는 팀워크와 활동량이 있어야 행해집니다. 그리고 압박이 낮아야 하며,(압박이 높으면 이놈저놈한테 집적대면서 커버하러 가지 않습니다.) 빈 공간이 있어야 발동합니다.
이런 녀석들을 설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딱딱 배분이 되어야 순간적으로 숫적 우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치면서.
소설작가의 경우 초고가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 많은 퇴고(고치는 작업)를 거치고 나면 훌륭한 글이 되지요.
전술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치는 과정을 똑바로 하지 않으면 전술은 형편 없는 전술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술을 수정하는 과정은 다음 편에서 다룰까 합니다.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마음에 드시는 전술을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다음편에서 만나요.
P.S 일반적으로 빌드업에 참여하는 녀석은 공격 기회를 잃습니다. 후방에서 공을 운반하다가 올라가면 공격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P.S2 예전 글에선 세트피스 설정도 설명했었는데, 이번작 세트피스 설정은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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